비가 소리소문 없이 내려 아스팔트를 적신 오후, 오랜만에 국립극장을 찾았다.

이 곳은 지리적이나 교통편으로 생각하면 찾아오기 힘들어도 막상 찾아가면 언제나 기분 좋은 공간이다.

마치 산 속의 요새 같다고나 할까. 상쾌한 기분과 함께 잠시 삭막한 도시를 떠나온 안락함마저 받는다.

 

 

 

마당놀이를 노천극장이나 원형무대가 아닌 실내 공연장(해오름극장)에서 하면 흥이 날까?

프로시니엄 무대는 관객과 무대가 철저히 구분되어 있어 마당놀이처럼 관객의 호응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공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조금 앞섰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입구에 들어서자 배우들이 마당쇠 분장을 하고 로비에 나와 엿을 팔며 마당극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흥겨운 가락과 함께 엿까지 파니 공연 전부터 유쾌한 기분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국립극장의 이런 모습이 반가웠다. 국내 유명 공연장, 그것도 국립극장이 공연장 시설의 문턱을 낮추는 시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공연장에 종사하는 담당자들은 극장의 변형을 싫어하는 편이다.

안전이나 손상, 그 밖의 여러 운영상의 이유가 있는 것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름지기 훌륭한 극장이란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얼마나 새롭게 변모하느냐, 작품을 얼마나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품에 극장이 새롭게 변모해야지, 극장에 작품이 재단되어 들어갈 수는 없다.

극장의 변형이 두려워 새롭고 실험적인 공연이 전혀 이뤄질 수 없는 공간이라면 이미 그 장소는 공연장이라고 불릴 수 없는, 또는 특수공연장이라는 이름의 반토막짜리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 장르를 특화한 특수 공연장이 아니라면 배우가 역할을 맡을 때마다 변화하듯이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공연장 역시 변화해야 한다. 어제 다른 작품을 관람 온 관객이 오늘 새로운 작품을 관람 와서 어제 온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장황하게 무대에 대해 이야기 한 이유는 역시나 앞에서 이야기한 공간에 대한 우려를 이 공연은 새롭게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공연장 안으로 들어선 순간, 이미 뭔가 기존의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방식으로 마당놀이 무대를 재현해냈다.

마당극임에도 오케스트라피트가 있었고 국악을 라이브로 연주했다.

 

30명도 넘는 국립창극단원들이 총출동해 멋진 춤과 노래를 선사하며 무대를 꽉 채웠다.

작년에는 춘향이 온다가 공연되었고, 올해는 놀보가 온다’. 공연 중간에 홍길동이 나와서 내년에 보세라며 사라진 걸 보니 내년에는 길동이 온다가 공연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 정상급 극단의 연기력과 손진책 연출가의 흠잡을데없는 실력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완성도 있는 공연이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공연을 보면서 조금은 뒷맛이 씁쓸했던 것은 최순실 사건과 관련한 풍자와 패러디가 극중에서 많이 나왔는데 마당놀이에 있어서 해학과 풍자는 당연한 것이겠고, 나왔던 풍자와 패러디도 현 사태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 내용과 소재를 가지고 공무원 신분과도 같은 국립창극단이 비꼬는 듯한 행위가 다소 통쾌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공무원은 비판하면 안되느냐라는 의견보다 지금 시점에서 대통령, 최순실, 그 밑에 낙하산, 뇌물 관계자, 행정부 온갖 국정 관련자들이 줄줄이 의심받고 조사받는 마당에 내가 잘했네, 너가 잘못했네, 하듯이 공공기관 성격의 국립창극단이 그렇게 신랄하게 비판해야 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국립창극단보다도 더 신랄하게 현세태를 까는 영상과 글이 넘쳐 난다. 관객들은 이미 그 국정농단 사태를 깔만큼 깠고 욕할 만큼 욕한 사람들이다. 오히려 공연 속에서는 서민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위로가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옛날 흥부놀부를 보면 흥부를 보면서 나를 보고, 놀부를 보면서 권력층을 빗대 욕을 하는 통쾌함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흥부놀부를 보면 차마 흥부도 놀부도 닮아버리지 못한 애매한 위치의 나를 발견하여 어느 쪽에도 공감이 닿질 못하고야 마는 것이다.

그러고 나니 더 이상 흥부놀부의 이야기에서 힘을 얻지 못한다.

흥부처럼 돈은 없지만 겁마저 없어 애를 마구 싸지를수도 없고, 놀부처럼 쌓아둔 재산이 있어 누구에게 큰소리 칠 형편도 못 된다.

작품 자체는 유쾌하고 흥겨웠지만 작품의 어느 인물에도 공감할 수 없었다. 그저 그들만의 드라마를 유쾌하게 쫓은 기분이다. 돌아가는 버스에서조차 기억되지 못할 신기루 같은 즐거움뿐이었다.

문제는 서민들을 대표하는 오락거리에 현 시대의 서민이 없다는 것 아닐까?

공연은 재미와 웃음은 선사했지만 최순실을 풍자하며 공감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과연 나(국민)란 사람은 누가 공감해주나.

극 속의 흥부는 시대를 못 쫓아오는 게으르고 한심한 인물이고,

놀부는 돈 조금 있다고 안하무인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현시대의 흥부 놀부는 그렇지 않다.

 

2016년도 흥부들은 죽도록 성실하고 열심히 일자리를 찾아다녔다. 열심히 아끼고 아낀 쥐꼬리로 가족의 행복을 위해 박을 열 듯 로또 사기 바빴다. 빈 박을 볼때마다 실의에 빠졌고 더 이상 애를 낳지 않았다. 그리고 낳은 애들도 갖다 버렸다. 그렇게 이혼하고 독거하였다.

2016년도 놀부들은 안하무인을 떠나 이제 무서운 괴물이 되었다. 안 보이는 곳에서 온갖 비리를 일삼았고 감옥 좀 다녀오는 걸 운이 없다고 했다. 어차피 그들의 곳간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곳간이 비면 곳간 채로 뺏으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는 과연 놀부가 되기 위해 살아야 하는 걸까?

아니면 내년에도 우리는 흥부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질 잭팟을 기대하며 살아야 할까?

 

조심하자.

진짜 무서운 놀보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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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눌한 말투, 그러나 매력적인 보이스, 농담도 진솔한 양방언.

그는 1960년 1월 1일생이다. 올해 나이 57. 57!!

57세가 그렇게 핏이 좋고 역동적이며, 정열적일 수 있는가?!

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아직도 믿기지 않는 True.

 

그는 재일 한국인 2세로,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고 일본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이자 뉴에이지 음악 작곡가이다. 그런 그가 솔로아티스트 데뷔 20주년 기념으로 Evolution 2016이라는 제목을 갖고 한국에서 공연을 열었다.

 

 

2016년 마지막 공연은 12.17.(토)

오후 5시에 인천 부평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20대 가까이 되는 무빙라이트와 싸이키 조명이 선사하는 신비롭고 화려한 무대효과.

조명이 음악을 멋있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색색의 조명은 현장감과 공연의 분위기를 멋스럽게 살려냈다.

 

양방언의 음악은 대단히 신비로웠다.

서양의 음악과 동양의 신비감이 묘하게 섞여 있다랄까?

 

대부분의 곡이 연주곡이지만 서정적인 음악부터 몽환적인 음악, 신비로운 음악, 

흥겨워 어쩔 줄 모를 음악까지 저마다의 각기 다른 색깔을 갖고 있어 보컬이 없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또한 14명의 한국, 일본, 서양 멤버들이 서양악기, 전통악기를 통해 아리랑부터 보사노바까지 폭 넓은 장르를 선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악을 들으며

저마다 각기 다른 상상을 하는 경험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연주 실력은 의심할 여지없으나 기술적 오류인지 때때로 악기들의 협연이 부드럽지 못했지만

상상을 들려주는 작곡가 양방언의 마술에서 빠져나오기란 어려웠다.

 

러시아 여자 뮤지션 Origa와의 20년간의 우정을 기억하며 연주한 아이온.

해녀의 노래를 작곡했는데 해녀가 유네스코에 등재됐다며 기뻐하는 모습.

짧은 시간에도 양방언은 서툰 한국말로도 다양한 자신을 표현했다.

 

 

 

특히 내가 감동한 점은 피아노를 다루는 그의 모습이었다.

그는 피아노를 치는 게 아니라 마치 피아노와 사랑을 나누는 것처럼 보였다.

연주 내내 피아노를 정열적으로 다그치다가, 달래다가 속삭이다 휘몰아쳤다. 

공연 중 사진 찍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왜 왜!!)

그 모습만은 정말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피아니스트의 매력을 처음 느꼈다랄까?

 

 

해녀의 노래를 부를때는 아코디언 연주를 선보였다. 아코디언 역시 그렇게 다루는 것을 보니 모든 악기를 사랑하듯 연주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사실 이런 뉴에이지 음악 연주회는 처음이었다. 그간의 합창이나 클래식 연주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느낌이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극장에서 듣는 장엄한 현장감은 

지금까지 이어폰이나 휴대폰으로 듣던 

내 귀가 얼마나 막귀였는가 일러주었다.

 

오랜만에 귀호강에 오늘밤 잠을 설렐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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썅이 아빠, 지동 엄마, 아들 빵떡이의 가족 블로그입니다. 영화, 쇼핑, 맛집, 뉴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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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툭하고 건들면 톡 하고 터지는 지점이 있다. 누구는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릴 때가 그렇고, 다른 누구는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이 그렇다. 그리고 누구나 그러하듯이 우리 모두의 첫사랑도 가슴 언저리 한 편에서 언제고 시릴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추억이라고 말한다.

 

추억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은 그만큼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다. 동질의 추억을 모으면 관객들은 금세 향수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훌륭한 소재들을 전면에 배치하고도 쉽사리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배경을 보자. (긴 제목에 따라 이하 당신의..’ 라고 함) 당신의..’1950년대 인천 부평의 미군부대 에스캄과 그 주변(삼릉)에서 음악을 하며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결국 이 극의 주요 키워드는 부평, 미군부대, 음악이다

 

극은 한 노인이 인천 부평의 어느 지하철 역 앞에서 변해버린 도시를 보며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한다. 스크린을 통해 과거를 떠올리던 오프닝은 어느 새 경쾌한 음악과 흥겨운 연주로 빠르게 진행된다.

 

주인공 용생은 전쟁으로 가족을 잃었지만 큰어머니 집에서 살아가는 20세 청년이다. 용생의 아버지 역시 한때 기타리스트로 용생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맞아가며 기타를 배웠다. 그러나 공연에서 마음속으로 간간히 등장하는 아버지는 마치 천사인 듯 흰색 정장차림으로 나와 하모니카를 불며 인자하기 그지없다. 주인공 용생은 전에는 기타에 대한 꿈이 없었지만 어느 날 미8군 쇼 무대에 선 기타리스트를 보고는 기타리스트가 되겠다고 맹세한다. 친구는 그 곳의 싱어 연희 때문이라고 한다. 가족들에게는 기타로 공무원 두 배의 돈을 벌겠다고 호언장담한다. 사실 여기서부터 주인공 용생의 동기가 모호하다. (성공) 때문인지, 여자 때문인지, 아버지의 그리움 때문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그러다보니 이후 주인공의 행동이나 스토리가 힘을 잃게 된다.

 

2015년에도 같은 공연을 같은 극장에서 봤었다. 1년 새 내용이 미세하지만 많이 달라졌다. 가장 많이 변해버린 점은 주인공의 형인 용국이다. 15년도 공연에서는 용국과 연희가 사랑하는 사이였다. 모두들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꿈 즉 용생은 꿈(기타리스트)를 목표로, 용국은 성공(공부)을 목표로, 연희는 돈(큰 무대)을 목표로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동시대 인물들 사이에서도 각자의 캐릭터가 입체감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친구인 종현도 15년도에서는 악보를 훔쳐 용생에게 건네주지만, 16년도에는 그 장면이 표현이 부족해 보인다. 그 장면이 곧 용생이 기타리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첫걸음의 시초가 되기 때문에 중요한 장면이다. 이런 장면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다보니 용생 외에 다른 이들은 그저 보조적인 인물로만 호흡하고 있다. 관객들에게 주인공 외에도 서브 캐릭터들에게 공감하고 자신과 닮은 점을 찾을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런 점을 찾을 수 없다. 큰어머니는 그저 혼내는 존재로, 형은 그저 위로만 해주는 존재로, 여동생 용미는 그저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은 아가씨로밖에 드러나질 못하는 것이다. 당시에도 궁핍한 상황에서도 어렵게 면학한 사람들은 용국을 통해 자신을 비춰보고, 찢어질 듯 가난한 상황에서도 자녀들을 홀로 키운 분들은 큰어머니를 통해 동질감을 느끼며, 어린 시절 공순이로 주변에게 놀림 받던 지금의 60대 여성분들에게는 용미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당신의..’는 캐릭터 하나하나의 개성을 살려주지 못한 채 너무 용생에게 치우쳐지지 않았는가 싶다. 결국 제목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당신은 관객들이 아닌 용생인 것이다. 덕분에 불필요한 장면들도 눈에 띈다. 금복, 은복의 노란 샤쓰입은 사나이를 부르는 장면은 그 어떤 의미를 제공하지 못하며, 천사처럼 흰옷입고 나와서 하모니카나 불러재끼는 아버지는 진부한 통속극처럼 슬픔을 쥐어짜려고 하는 장치로밖에 안 보인다. 5명의 음악가가 비 오는 날 가게 문 닫고 나누는 이야기는 음악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공감할 수 없는 남 얘기일 뿐이다. 관객들은 마땅한 공감 캐릭터 없이 용생만을 쫓아야 한다.

 

그런 용생은 우리와 다르게 큰 역경없이(노력하는 장면이 크게 보이지 않았기에) 기타리스트가 펑크 낸 자리를 낚아채고, 용생 때문에 다른 기성 음악가들도 새로운 희망으로 오디션까지 보려는 희망이 생긴다. 그러나, 용생은 도둑질로 감옥을 가고, 연희가 미국으로 가게 되자 음악도 포기한다. 기쁠땐 연희를 찾다가 힘들고 괴로우면 아빠가 나타나 하모니카를 불어재끼고 사라진다. 그나마 형이 몽둥이질을 하며 관객들 마음을 대변해주니 다행이지, 정말이지 용생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다. 삶은 큰어머니네가 도와주고, 음악은 친구 종현이가 도와주고, 기타도 종현이가 준비해줘, 그룹 더스트문도 종현이가 소개시켜줘, 심지어 연희도 종현이가 가깝게 연결해줘... 용생은 극 속에서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짜증나게 울며 칭얼대고 투정부리며 떼쓰다가 또 다시 기쁠땐 연희를 찾다가 힘들고 괴로우면 아빠가 나타나 하모니카를 불어재끼고 사라진다.

어떻게 이 철없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가 아름다운 시절을 떠올릴 수 있을까?

195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용생의 이런 행동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는커녕 이질감을 느낄 것이다. 결국 제목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아름다운 시절은 관객들의 시절이 아닌 용생의 시절인 것이다. 이제 제목을 바꿔보자.

용생의 도둑질하고 연애질하고 기타치던 아름다운 시절

 

이것이 당신의..’ 가 훌륭한 소재들을 전면에 배치하고도 쉽사리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의..’[용생의 어설픈 성장드라마][음악인의 고달픈 성공스토리] 사이에서 헤매고 있다. 그 어느 것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할 바엔 하나를 분명히 하는 것이 좋다. 적어도 15년도 작품은 16년도보다 제법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놀라운 반전을 갖고 있다.

바로 주옥같은 음악이다. 20여 곡이 넘는 올드팝은 나올 때마다 가슴을 설레게 했다.

신나고 익숙한 음악들, 그 음악에 어울리는 화려한 조명과 배경, 다양한 무대효과와 전환은 극장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효과를 아낌없이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50년대 세트와 소품, 의상들은 마치 현실처럼 생생한 감정을 전해준다. 음악극답게 위에 열거한 문제점들을 아름다운 음악들이 사르르 덮어주는 것이다. 다 잊고 즐겨보자는 듯이. 나는 음악과 배우들의 춤을 보기 위해서라도 다시 보러 갈 것이다. 그만큼 이 공연의 매력은 음악에 있다.

 

어설픈 슬로우모션의 엔딩장면은 물론 노인의 기억 때문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시작과 같이 노인의 회상이 현실로 돌아오면서 기억 속 인물들이 올라선 무대가 안쪽으로 점점 멀어지는 효과와 뒤돌아보며 너무나 달라진 현재를 보며 입을 다무는 용생 할아버지는 아주 인상 깊은 연출이었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어찌됐든 결국 이 극의 주요 키워드는 부평, 미군부대, 음악이다.

음악은 갖춰진 듯 하다. 인물들의 색깔과 목표만 분명하게 전달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훌륭한 음악극으로서의 희망도 걸어볼 만 하다.

 

참고할 만한 영화 : 고고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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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의 어린이극은 솔직히 권하고 싶지 않다. 많은 어린이극이 훌륭한 동화를 너무 쉽게 모방하거나 유명 작품을 어린이의 눈높이로 맞춘다며 멋대로 카피(copy)하여 공연하는 등 안 좋은 이미지를 많이 봐 왔다.

  어린이극을 직접 경험해봤고, 많이 관람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무능력한 극단의 어처구니없는 작품을 만난다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몇 해 전.. 아마도 6~7년은 족히 되는 예전에 우연히 대학로에서 어린이 공연 ‘춘하추동 오늘이’ 라는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다. 평일이라 관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퇴장하는 관객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들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춘하추동 오늘이’는 6,7년이 지난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기묘한 경험처럼 깊이 각인되어 있다. 구전신화의 줄거리를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며 연극 ‘오늘이’는 공연예술의 극적 요소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시각화하였다. 서정적 음악과 극이 지닌 특유의 분위기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기분을 내 마음 속에 심어 주었다. 지금도 장마철이 되면 ‘오늘이’ 속 장대비 내리는 장면이 간헐적으로 떠오르고는 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나는 드디어 6~7년 만에 ‘오늘이’ 같은 작품을 만났다. 비록 ‘오늘이’는 내 가슴에 자리잡아 더 이상 빼낼 수 없게 체화(體化)되어 버렸기에 ‘오늘이’보다 “더 좋은”이라는 말은 감히 하지 않아도 ‘오늘이’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이야기는 하고 싶다.

 

  ‘2011 영국 에딘버러 축제 공식 참가작’ 포스터에는 이렇게 극단 봄의 작품 ‘아주 특별한 그림여행’(이하 그림여행)을 알리고 있었다. ‘그림여행’ 역시 묘한 분위기를 품어내고 있는데 줄거리는 쉽게 말하기 곤란할 정도다. 주제라고도 똑부러지게 말하긴 어렵지만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 등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자리가 있다.’ 로 정할 수 있겠다. 장면들은 마치 오브제들을 보듯 매 순간순간 다른 장면과 내용들로 이동하는데 작품들을 통해 신기하고 놀라운 장면들을 보여준다. 작품의 내용과는 달리 분위기와 음악은 통일적으로 흐르는데 작품 속 주인공처럼 나 역시 신비하고 특별한 여행을 함께 하는 듯 했다. 세 명의 배우들이 만드는 다양한 캐릭터 역시 작품의 묘미이다. 배우들도 베테랑인 듯 능숙하게 공연을 이어나갔다.

  유치원 단체가 관람와서 실컷 웃고 놀라며 가는 걸 보니 ‘어린이와 내가 놀라고 좋아하는 부분이 같다’ 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좋은 건 남녀노소 누가 보아도 좋은 게 불문율 아닐까...?

  아직 자녀가 없지만 있다면 꼭 데려가고 싶을 정도로 간직하고 싶은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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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1동 | 복사골 판타지아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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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매년 정기연주회를 선보인 ‘국악사랑 교사모임 만휴’가 올해 7회 정기연주회로 2011년 6월 11일 오후 5시 오정아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여전히 인천, 부천, 시흥, 안양, 김포 등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모여 뜻을 함께하며 국악의 묘미를 보여주었고 나아가 아름다운 모습들도 많이 보여주어 너무 기분 좋은 시간이 되었다.

 

‘만휴’는 ‘세상 만가지가 모두 아름답다’라는 이름 뜻에 맞게 아름다운 일들을 많이 하고 있다.
  올해 주제 역시 ‘나눔’으로서 여전히 팜플렛에는 꽃다발 대신 성금을 부탁했고 공연 사이사이마다
유니세프 홍보영상과 함께 가난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의 참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의미한
무료공연 대신 아름다운 마음을 걷는 만휴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 이는 올해만 해왔던 사업이 아니라 매년 만휴는 유니세프 후원 기금 마련을 위한 공연을 한다.

공연으로 들어가 보면 프로그램을 1부 전통음악과 2부 창작음악으로 나누었다.
1부 순서로는 세악 합주, 한범수류 해금산조, 민요연곡, 전체합주로 구성되어 있고
2부 순서로는 가야금 3중주, 실내악, 관현악, 동요메들리, 프론티어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국악이라는 느낌은 개인적으로 익숙하기는 하나 친숙하지는 않다.
언제인진 모르지만 국악은 너무 시끄럽다거나 너무 한스럽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인 듯하다.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해서인지 ‘만휴’는 2부에 익숙한 곡을 나열해 놓았다.

가야금 3중주는 ‘짐 노페디 No.1’ 과 ‘유모레스크’를, 실내악은 비틀즈의 ‘Let it be’를 관현악은 ‘가시버시 사랑’을 연주했으며 동요메들리로는 ‘하늘나라 동화’‘아기공룡 둘리’‘태권브이’ 등 친숙한 곡으로 국악을 표현했다. 대중과 좀 더 친숙해지려는 국악의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연주 실력이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순 없다. 이는 ‘만휴’ 스스로도 공공연히 인정하고 가는 부분이다. 몇몇 눈에 띤 실수가 있었지만 관람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보는 내내 낮에 선생님으로 일하고 언제 연습해서 저 정도의 공연을 선보였나 하고 놀라울 뿐이었다. 무대 세팅이 바뀔 때마다 영상이 무대 스크린에 나와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고 많은 악기가 이동하면서도 빠르고 안전하게 전환되었다.

 

나라의 음악인 국악을 관람하기가 어려운 요즘이다. 또한 누군가를 돕기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돕기는 쉬우나 도울 방법을 찾기는 어려운 요즘, 도움의 손길도 내밀고 공연도 관람할 수 있는 만휴의 취지가 너무나도 고맙고 아름답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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