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어린이극은 솔직히 권하고 싶지 않다. 많은 어린이극이 훌륭한 동화를 너무 쉽게 모방하거나 유명 작품을 어린이의 눈높이로 맞춘다며 멋대로 카피(copy)하여 공연하는 등 안 좋은 이미지를 많이 봐 왔다.

  어린이극을 직접 경험해봤고, 많이 관람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무능력한 극단의 어처구니없는 작품을 만난다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몇 해 전.. 아마도 6~7년은 족히 되는 예전에 우연히 대학로에서 어린이 공연 ‘춘하추동 오늘이’ 라는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다. 평일이라 관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퇴장하는 관객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들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춘하추동 오늘이’는 6,7년이 지난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기묘한 경험처럼 깊이 각인되어 있다. 구전신화의 줄거리를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며 연극 ‘오늘이’는 공연예술의 극적 요소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시각화하였다. 서정적 음악과 극이 지닌 특유의 분위기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기분을 내 마음 속에 심어 주었다. 지금도 장마철이 되면 ‘오늘이’ 속 장대비 내리는 장면이 간헐적으로 떠오르고는 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나는 드디어 6~7년 만에 ‘오늘이’ 같은 작품을 만났다. 비록 ‘오늘이’는 내 가슴에 자리잡아 더 이상 빼낼 수 없게 체화(體化)되어 버렸기에 ‘오늘이’보다 “더 좋은”이라는 말은 감히 하지 않아도 ‘오늘이’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이야기는 하고 싶다.

 

  ‘2011 영국 에딘버러 축제 공식 참가작’ 포스터에는 이렇게 극단 봄의 작품 ‘아주 특별한 그림여행’(이하 그림여행)을 알리고 있었다. ‘그림여행’ 역시 묘한 분위기를 품어내고 있는데 줄거리는 쉽게 말하기 곤란할 정도다. 주제라고도 똑부러지게 말하긴 어렵지만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 등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자리가 있다.’ 로 정할 수 있겠다. 장면들은 마치 오브제들을 보듯 매 순간순간 다른 장면과 내용들로 이동하는데 작품들을 통해 신기하고 놀라운 장면들을 보여준다. 작품의 내용과는 달리 분위기와 음악은 통일적으로 흐르는데 작품 속 주인공처럼 나 역시 신비하고 특별한 여행을 함께 하는 듯 했다. 세 명의 배우들이 만드는 다양한 캐릭터 역시 작품의 묘미이다. 배우들도 베테랑인 듯 능숙하게 공연을 이어나갔다.

  유치원 단체가 관람와서 실컷 웃고 놀라며 가는 걸 보니 ‘어린이와 내가 놀라고 좋아하는 부분이 같다’ 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좋은 건 남녀노소 누가 보아도 좋은 게 불문율 아닐까...?

  아직 자녀가 없지만 있다면 꼭 데려가고 싶을 정도로 간직하고 싶은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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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1동 | 복사골 판타지아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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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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